이정무 / Arm Chair
@lukypawa
TITLE: Arm Chair
MATERIAL: PSL(패러램)
의자는 인간의 다양한 신체 부분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가구이다. 인간이 의자를 이용할 때마다 의자는 그 하중을 견디며 안정감을 주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 프로젝트는 이러한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해당 개념을 팔의 운동 기능과 그를 수행하는 형태에 비유하고자 스툴 구조에 팔의 실사를 전사하여 스툴을 디자인하였다. 이를 통해 의자가 인간의 하중을 견디는 장면을 가시적으로 포착할 수 있게 된다.
Q>>> 작업 이야기(혹은 철학)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그것들이 작업에 어떻게 작동되는지도 궁금합니다.
A>>> 아직까지 철학이라고 말하기엔 스스로에게 꽤 낯서네요. 다만 밑의 질문들의 답을 종합한 것이 저의 작업 모토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선 저는 간결하고 위트 있는 작업을 좋아하고 그 위트가 복합적이고 깊은 사고에서 비롯됐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사고의 출발은 보통 주변 사람들로부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들이 모두 작동된 게 Arm Chair 시리즈가 아닐까 싶습니다.
Q>>> 소위 말하는 좋은 디자인, 성공적인 디자인의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지금까지 성공적이고 좋은 디자인이라고 느낀 작업들의 공통점은 모두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의도를 담든, 그것이 어떠한 형태로 구축되든 간에 의도와 형태가 이해하기 쉬운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이 좋은 디자인의 요소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복잡한 사고를 간결하게 표현해낸 작업들을 봤을 때 감동이나 존경심이 들 때가 많습니다.
Q>>> 작업을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나요? 만약 있다면 작품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궁금합니다.
A>>> 본래 Arm Chair는 시각 이미지와 실제 물체의 결합과 표현이라는 방법론적 접근을 기반으로 한 작업입니다. 그런데 모호한 주제 의식과 방법, 개념, 표현 방향 등이 실타래 엉키듯이 꼬여버린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때 담당 교수님께서 하셨던 피드백이 기억납니다. ‘우리는 시지각적으로 사람들을 이해시킬 수 있는 전문가여야 한다. 스스로의 작품에 많은 말과 설명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디자인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다’라고 말이죠. 이 문장이 제 머리를 띵 울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 이미지와 물체의 결합이라는 방법론적 접근에서 의자 본연의 의미와 그것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이미지를 찾는 것으로 작업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그 후에 정확하고 구체적인 Arm Chair라는 개념이 정해지게 되었습니다.
Q>>> 작가님의 작품은 어떤 공간에 어울릴 것 같나요?
A>>> 재미있는 요소가 필요한 공간에 제 작품이 들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해당 작품을 의자로서 졸업전시에 진열했을 때 관람객분들께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해주셨던 게 기억납니다. 주먹 좌판과 손을 맞대어 친구를 맺었다고 인증사진을 찍거나 좌판 손바닥 위에 꽃다발을 올려놓고 저 대신 의자에게 졸업을 축하한다고 말하거나 하는 식으로요. 그 당시 많은 분들이 제 작품을 의자가 아닌 재미있는 오브제로서 사용해주시는 걸 보고 저는 제 작품의 또 다른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꼭 의자가 아니더라도 그냥 재밌고 위트가 필요한 공간이라면 모두 어울리지 않을까 감히 생각합니다. 실제로 작품을 사간 친한 친구는 의자 위에 화분을 올려두겠다고 하더라고요. 손바닥이 화분을 받치고 있는 느낌으로요. 일종의 협탁처럼 말이죠!
Q>>> 한국인으로서 자신의 디자인에 영향을 주는 것이 있나요?
A>>> 한국인 친구들과 하는 토론 같은 대화가 제 디자인에 영향을 많이 주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 다양한 분야의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인사이트들이 있는데 이것들이 충돌하고 융합되는 모습이 저에게 새로운 인식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에 살면서 각각의 분야와 인생 속에서 얻은 주변인들의 인사이트들을 듣는 것 만으로도 새로운 책을 읽는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해요. 그런 대화 속에서 주제를 찾기도 해결책을 찾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