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정 / 나무접기
@euijung.sung
TITLE : 나무접기
MATERIAL: 자작나무합판, 나이론 끈
나는 어려서부터 종이접기를 좋아했다. 이 의자, ‘나무 접기’는 그런 나의 어렸을 때의 추억에서부터 디자인되었다. 정사각형 종이에서 무궁무진한 것들을 접을 수 있는 종이접기처럼 하나의 평면도에서 3개의 의자를 접어나갈 수 있다. 이처럼 평면도에서 입체로 변할 때의 재미를 가구에서도 느낄 수 있다. 동심의 색종이를 떠오르게 하는 비비드 한 배색은 의자가 접혀지는 튜토리얼을 내포하고 있으며, 구조의 주를 이루는 끈은 의자에 텐션을 가져다준다.
Q>>> 가구 디자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지금까지 지속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A>>> 처음 가구 디자인을 접하게 된 것은 우연치 않게 가구를 공부하는 전공으로 진학하면서였어요. 사실 ‘디자인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지, 가구에 대해서는 하나도 몰랐어요. 하지만 학교에서 가구의 역사부터 디자인, 그리고 직접 제작하는 방법까지 배우면서 엄청난 끌림을 느끼게 됐어요.
제 작업에 대해 리서치를 하면서, 그리고 그 리서치를 현실의 가구로 제작하면서 힘들었지만 재미없었던 적은 없었어요. 요즘도 새로운 공간에 가면 리서치를 하고 싶은 것들이 막 떠올라요. 이렇듯 가구는 이제 저의 삶에 있어서 큰 재미 요소 중 하나에요. 덕분에 지금까지도 작업을 잘 이어나갈 수 있었어요.
Q>>> 작업 이야기(혹은 철학)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그것들이 작업에 어떻게 작동되는지도 궁금합니다.
A>>> 저는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가구에 담으려고 해요. 제 가구에는 개인적인 추억, 이야기들이 많이 담기는 편이에요. 종이접기를 좋아했던 저는 접는 의자를 만들었고, 오래된 아파트 단지에 살았던 저는 구도심 재개발을 주제로 작업을 준비하고도 있어요. 이처럼 저의 추억과 기억들로 바라본 세상을 작업을 통해서 공유하고자 해요.
Q>>> 소위 말하는 좋은 디자인, 성공적인 디자인의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First Impression, 첫인상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오래 사용하고 나서 좋은 디자인으로 인지되는 때도 당연 존재하지만, 결국 사용해 보기까지는 처음 그 디자인을 마주했을 때의 ‘우와’ 없이는 존재하기 어려우니깐요. 그 ‘우와’를 끌어내는 구체적인 요소는 디자인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강한 첫인상을 가진 디자인만큼 좋은 디자인은 없다고 생각해요.
Q>>> 스케치서부터 최종 제품에 이르기까지 작가님만의 과정을 설명해주세요.
A>>> 스쳐 지나가는 아이디어들을 평소에 습관적으로 메모하고 스케치를 해두는 편이에요. 그중 흥미로웠던 것들에 대해서 리서치를 시작해요. 어느 정도 리서치,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말들이 정리되면 스케치를 시작하고, 3D로 만들어내기 시작해요.
저만의 방법이 있다면, 디자인 단계에서 스케일 모델을 많이 만들어 보는 것이에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만 만들어볼 수도 있지만, 손으로 모형을 만들면 생각지도 못한 것들이 떠오르기 마련이에요. 그리고 몰랐던 디테일들이 보이기도 하고요. 어떨 때는 스케일 모델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재료에 대한 실험을 통해 아예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기도 해요.
Q>>> 어떤 재료를 선호하시나요? 요즘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는 재료가 있나요?
A>>> 아무래도 친환경 재료들인 것 같아요. 신소재도 관심 있지만 버려지는 재료들에 많은 관심이 가요. 한 학기가 끝나면 학교에서 대청소를 진행하는데 미대 건물 앞에는 버려지는 재료들과 작업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요. 너무 아깝지만 학교 수업이 진행되려면 버려야 하는 상황들이 존재해요. 이번 대청소 이후에 버려지는 것들을 활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가장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